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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싶은 글귀

#20. 삶의 쉼표, 여백

생각하고플때 2014. 10. 16. 22:58
요즘 사회를 설명하는 단어에 피로사회 라는 단어가 있죠. 이와 비슷하게 성과에 집중하는 사회, 녹초가 될 때까지 일하게 만드는 사회로, 잠시 쉬면 영원히 낙오될 것같은 두려움에 열심히 달리게 만드는 사회... 그 사회 속에 사는 우리들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어릴 때부터 영어 등의 각종 학원에, 내신에, 대학 입시에 뒤돌아볼 여유를 갖지 못하고 달려왔고요. 그리고 취업 하나의 관문이 된 사회에서요. 항상 무엇인가 하고 있어야할거 같은 강박관념에 시달려요.

그렇게 이유도 모른채 달려오다가, 저에게 참 좋았던건 대학 졸업 후의 반년간의 백수 생활이죠. 그런 쉬어감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충분히 쉬고 그동안의 피로도 날아간 후에, 진짜 하고 싶은건 뭔지, 나는 누구고 뭐가 맞는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반년동안 고민한걸로 5년 정도 살아오고 있는데요. 슬슬 떨어진거 같아서 이렇게 생각을 정리해보고 있는 겁니다. 5년, 10년을 살아내려면 그만큼의 준비가 필요하다는거죠.

또, 일상에서 쉬어감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매일 저녁 혹은 아침 큐티와 함께 묵상을 하면서 오늘을 생각하고 돌아보고 그렇게 준비한 시간이 다른 시간들을 이끌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다 하는대로 따라가는건 쉽고, 생각할 필요가 없지만, 제대로 살고 싶다면, 남들이 다 그렇다고 할때에 내 생각에는 아니야 라고 말할 수 있는건 정리된 자기 생각이 기반이 되어야 할 수 있겠지요.

제게는 사회에 나온 뒤에 텅비어있는 시간이 몇 있는데요. 직장에서 미친듯이 야근할 때, 몇 달간 야근을 하면 체력도 남아나질 않고, 생각도 이어지지 않고 그냥 일만하는 걸로 하루가 채워져갈 때가 있었어요. 그랬던 때를 돌아보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나름 엄청 치열하게 살았는데, "일 했었지." 정도의 기억이죠.

많은 오너들과 선배들이 주인의식을 강조합니다만. 저는 책임감은 갖고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건 당연하지만 과도한 주인의식을 갖기를 기대하고 부추기는건 나쁘다고 봐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나중에 보상받을꺼다. 라고 말하며요.

주인과 같이 대접해주는거 아니잖아요. 그냥 그만큼의 충성만 요구하는거잖아요. 회사에서는 직원을 책임져줄 마음이 없는데, 어려워지면 내보낼껀데요. 일을 그렇게 만든 사람들 - 과도하게 일을 가져오거나, 일정을 잘못 짠, 전략의 실패나 - 부터 책임져야지 이를 아래에서부터 주인의식으로 메꿀려고 하는건요. 그저 최고로 잘 뽑아먹기 위한 거일뿐 아닌가 싶어요. 일중독이 되어가기보다 적절히 책임감을 가지며 일과 삶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꿈꿉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버티는 자가 이기는거라고 하지요. 내 속도로 길을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중간에 쓰러지지 않도록이요.

1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
2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
(시127:1-2)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약속의 땅을 성취하는 이스라엘 민족이 그 땅을 편하게 받은게 아니라 피흘리며 싸우며 얻어가듯이 치열하게 최선을 다해 싸워나가야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위의 말씀처럼 하나님을 신뢰하는 마음으로 두려움 없이 편하게 쉼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내 할 일을 마치면 이제 이루어주실 것을 기대하고요.

그리고 내가 (두려움없이) 단잠을 잘 수 있어야 겠지만은, 그보다는 잠을 주시는 하나님에 보다 초점이 맞춰지는거 같습니다. 그렇게 인도해 가시는 하나님이요.
하나님은 신뢰하면 자연스레 두려움이 없어지고 삶이 평안하다. 이래저래 고통은 많이 있겠지만 나는 평안하다는 거죠.

평안을 너에게 주노라.
세상이 알 수 없는,
세상이 알 수도 없는 평안.

어느 CCM 가사처럼요.
그렇게 잠과 평안을 주시는 하나님을 바라봐요.

* 그래서 제가 잠이 많은가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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