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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삼십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책에서 가장 와닿았던 시기죠. 아마 제가 지금 이 시기의 초입을 보내고 있어서 일껍니다. 삼십대에 대한 생각과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제 고민을 담아 보았습니다.
제 주위의 친구들도 보통 이십대 중후반에서 삼십대 중반까지에 분포해 있으니, 이걸 읽는 분들도 그 또래가 많겠죠. 읽어보시면서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

"'나이가 들어간다.' 는 말이 어울리고 실감도 나기 시작하는 연령, 그러나 그에 걸맞는 연륜이나 인격을 갖추었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 지금의 삼십대다. 사회적인 위치는 달라지지만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변수는 별로 늘어나지 않는다."
- 생애의 발견, 2009, 김찬호, 101p

"삼십대로 접어들면 머뭇거림이나 시행착오에 대해 세상이 더이상 관대하지 않음을 절감한다. 이제 '어른' 축에 들어가는 때인 만큼, 이것저것 기웃거리며 떠돌아다니는 것은 무능해 보인다. 남들은 쭉쭉 잘 뻗어나가는데 나만 제자리에 맴도는 듯하다."
- 생애의 발견, 2009, 김찬호, 105p

"지금 세상은 삽십대에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경제성장에 급제동이 걸리고 인구구조도 피라미드형에서 항아리형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가운데 여러가지 삶의 기회들이 갑자기 축소되고 있다. 워낙 취직이 어려운지라 이십대 후반에 몇년 고배를 마시다 보며 눈 깜짝할 사이에 삼십세를 맞는다. 사회에 진입조차 하지 못하고 부모로부터
독립도 하지 못한채 '장년기'에 접어드는 것이다."
- 생애의 발견, 2009, 김찬호, 100p

"사십세 이후가 보장되지 않기에 삼십대에 고군분투해서 든든한 사회경제적 기반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이십대의 불안은 삼십대에 들어서 훨씬 더 가중되거나 다른 뉘앙스로 변주된다."
- 생애의 발견, 2009, 김찬호, 101p

한국사회에서 쉬운 세대가 있겠냐만은 삼십대는 보다 쉽지 않은 시기인거 같아요. 사이에 "낀" 세대 이기 때문이죠.
청춘의 특권으로 많은 부분 용서되는 이십대와 그동안 부부 관계와 자녀 육아도 어느 정도 마치고, 사회에서도 회사 기준으로 중간 관리자 정도의 노련함을 갖춰가는 사십대 사이에 낀 세대란 말이죠.

이십대에서 삽십대로 넘어오면서의 시기는, 사회 진입의 병목 현상이 있는 바로 그 때입니다. 쉽게 사회 속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가기 어렵죠.
이 병목 현상 속에서 우리 세대는 선배 세대처럼 성장할 수 있는 기회조차 잘 주어지지 않습니다. 사람은 기회와 역할이 주어져야 성장하는데, 그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늦춰지는데 성장하지 못했음을 탓합니다.
* #17.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 http://diarysj.tistory.com/22

자연히 그에 따르는 결혼과 육아의 시기도 늦춰집니다만. 삼십대을 바라보는 시각은 변하지 않습니다. 오랜 학교 생활의 경쟁과 취업 전쟁 속을 막 헤쳐나온, 아니면 아직 전쟁 중인 이들에게 너는 이제 어른이라고 합니다. 이제 어른이 가져야할 기준을 들이댑니다.

이제 누가 챙겨주는 시기도 아니죠. 학교 졸업하는 순간 다 배웠다는듯이 이제 갑자기 세상에 던져집니다. 새롭게 나타난 이 광야와 같은 시기에 백수에게는 따뜻한 관심과 격려가 필요합니다. 이 시기를 보내는 지혜를 배울 필요도 있습니다.

아직 가진 것도 없습니다. 열정은 있지만 아직 능력 발휘는 이르죠. 사회 진입에 성공했더라도 사회생활 초보로 '병아리' 시기를 보내야 합니다. 가진 것 없이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삼십대에 설정된 인생의 지향과 얼개는 그 이후의 삶에 윤곽이 된다."
- 생애의 발견, 2009, 김찬호, 112p

한편으로는 "자기 색깔"을 찾아가는 시기입니다. 학창 시절에는 다들 비슷해보이던게 이제 삶의 모습이 천차만별 분화됩니다. 생각만 하던걸 좌충우돌 살아내기 시작하는 시기인거죠.

그렇게 어떤 삶을 살지 찾아가면서 이제는 다른 것에 책임을 돌리기 어려워집니다. 언제까지나 누구 때문에, 환경이 안좋았다는게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저는 그 시기를 개인적으로 삼십세로 잡았습니다.
* #6. (개인적으로) 서른쯤 되었으면 이제 환경탓, 남탓으로 돌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http://diarysj.tistory.com/9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남자로 하루아침에 사십이 되진 않는다. 삼십대를 어떻게 보냈는지에 따라 그 결과는 대단히 달라진다." (시오노 나나미 '남자들에게')
- 생애의 발견, 2009, 김찬호, 108p

이제 방향성을 찾아가며 뜻을 세우고 기반을 닦아가는 때죠. 대부분 이 시기에 결혼을 하고 부부관계를 만들어가며 육아를 시작하는데요. 자칫하면 금방 훅 지나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앞으로 이어질 삶이 인생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시기입니다. 그 이후부터는 이제 선택은 내가 하는게 아니라 우리가 하는게 되고 책임도 나눠져야하기 때문에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듭니다. 한번 걷기 시작하면 이 길이 아니라고 바꾸기 어렵단 말이죠. 지금까지는 누군가의 기대와 바램이 내 삶이 많이 녹아있었지만 이제 내 인생을 찾아가는 시기입니다.

시작하는 가정을 어떻게 세워가느냐에 따라 평생을 함께할 부부간에 신뢰가 쌓이는 만큼, 자녀를 양육하여 어떤 아이로 자라나느냐에 따라 가정이 감당할 수 있는 분량이 달라집니다. 그전에는 부모님의 그늘 아래 살았다면 이제 그 이후는 가정이라는 모습으로 살게 되는거죠.

"타인들의 의견이라는 소음이 당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목소리를 집어 삼키지 못하도록 하십시오." (스티브 잡스)
- 생애의 발견, 2009, 김찬호, 111p

"느림이란 빠른 박자에 적응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시간을 급하게 다루지 않고 시간의 재촉에 떠밀려가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심에서 나오는 것이다.
느림이라는 태도란, 삶의 과정에서 나 자신을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는 능력과 세상을 받아들이는 능력을 키우겠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다.
나는 나만의 보폭으로 걸어가겠다." (피에르 쌍소)
- 생애의 발견, 2009, 김찬호, 113p

다른 사람의 기대나 바램으로 타인의 목소리에 휘둘리며 영향받는 삶이 아니라, 정말 무엇이 중요한지 분별하여, 치열하게 이 시대를 읽고 시대와 호흡하는 방법으로...
이제 나는 나의 길을 나만의 보폭으로 걸아가겠습니다.

실력을 길러야 합니다. 시대와 호흡할 수 있는 치열한 고민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생존하기도 어려운 세상에서 생존을 넘어 의미를 말할 수 있으려면 최소한 들려오는 목소리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가 자라가야 합니다.

그리고 타인의 가치에 휘둘리지 않는다는건 내가 정말 원하는게 무엇인지 돌아봄이 필요합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정리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건 높은 연봉이 아니다, 그에 수반하는 좋은 자동차와 성같이 높은 아파트가 아니다. 성적이 1등인 아이보다 나눌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로 자라갔으면 좋겠다. 이런 가치들을 세워간다는 거죠.

나만의 보폭으로 걸어간다는건 두려움에 먹히지 않아야 합니다. 조금 뒤쳐져 보이더라도 나는 괜찮을 수 있어야 합니다. 조급해 하지않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나만의 속도로 걸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이상을 욕심내면 어딘가 탈이 나기 마련이지요.

하나를 더 한다면 수정할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방향은 변함이 없어도 그 안에 생각과 마음이 자라가고 넓어짐이 있고. 사회 환경에 따라, 동역자에 따라 누구를 만나는지 내 옆에 누가 있는지에 따라 가장 적절하고 현명한 행동 방법은 바뀔 수 있습니다.

나는 나만의 보폭으로 내가 선택하고 책임지는 나의 길을 걸어가겠다. 그 과정에서 당신의 인도하심을 구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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