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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지금 집에는 있는 거실이예요. 거실 한가운데 큰 탁자를 놨어요. TV는 없고요. 여기가 제일 편해서 잘 때 말고는 여기 앉아있어요. 각자 자기 할 일 하다가도 서로 이야기해요. 자연스레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제일 중요해요!


‪#‎이해할수없던아버지‬


어렸을 적 제에게 아버지는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었어요. 평소에 퇴근해서 돌아오시는 아버지께 인사하면 웃으면서 받아주셨어요. 어느 날은 똑같이 인사했고 평소처럼 저는 아버지의 웃는 얼굴을 기대했는데, 본체 만체 들어오시기도 했어요. 심지어 무언가 꼬투리를 잡아서(제가 느끼기에) 화를 내시기도 했지요. 그러다보니 점점 아버지를 피하게 되었어요. 빈도는 낮았지만 언제 화를 내실지 몰라서 꺼려졌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왜 그러셨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의 감정이 어려울 때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여러 힘든 일을 만났겠지요. 화도 났을꺼고, 억울하실 때도 있었을꺼고요. 당시에도 아버지가 직장 일로 힘드시다는 것을 모르진 않았어요. 다만 아무 설명 없이 구체적인 상황도 모르면서 지금 이러시는 것을 납득 할 수는 없었어요. 아버지는 과묵하셨거든요. 도통 뭘하고 돌아다니시는지 모르겠거든요.


‪#‎맥락_자기의연속성‬


사람마다 자기 삶의 맥락이 없을 수는 없어요. 길게는 자기 살아온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흐름이 맥락이죠. 짧게는 지금 기분이 왜 좋고 나쁜지 이유가 되는 사건이죠.

그런 자기 삶의 맥락 속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대하게 되요. 자신의 연속성으로요. 그 맥락을 얘기해주세요. 내가 왜 이러고 있는 지를요. 타인에게 이해 가능한 사람이 되어야 같이 살 수 있어요. 옆에 있을 때 긴장감이 줄어든달까요?


‪#‎맥락을전달하는통로가필요하다‬

‪#‎모자앞치마부부이야기‬


이해 가능한 사람이 되려면 그 맥락을 전달하는 방법을 찾아야겠죠. 자주 듣던 예로 어느 부부의 이야기가 있어요. 자주 싸우던 부부가 있었는데요. 그날 그날의 감정 때문에 그런 것 같아서 방법을 찾아요. 집에 들어올 때 무슨 일이 있어서 감정이 힘들면 남편은 모자를 삐뚤게 쓰고 들어오고, 아내는 앞치마를 약간 돌려입으면 서로 조심했다는 이야기죠.


어떤 식으로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상태면 전달해야 되요. 내 상황을 전달해주는 통로를 만들어주어야 해요. 이 이야기에서는 단순한 감정 전달에 그쳤지만 왜 그런지 구체적이면 더 좋아요. 보다 공감할 수 있으니까. 나도 그런 맥락이라면 너처럼 힘들 수밖에 없다는 공감이 지금의 상대를 이해하고 받아주게 만들어요.


‪#‎그냥잠만자는집을피하자‬

‪#‎가장좋은건모였을때마다얘기나누는것‬


본래는 같이 시간을 보내고 활동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알아가게 되는데요. 집이란 게 같이 얘기하고 싶으면 오래 얘기할 수 있지만요. 또, 피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거든요. 대화가 사라진 가정처럼요. 늦게 들어오고 아침 일찍 나가버리면 그냥 잠만 자는 집이 되어버리잖아요.


때문에 공동체 하우스 안에서 서로의 이야기가 잘 유통(?)되도록 무엇인가 장치나 통로가 필요해요. 같이 집에 있을 때마다 둘러앉아 이야기 나누게 되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해요. 다만, 처음부터 이렇게 되지는 않더라고요. 같이 있는게 편해져야 모이게 되니까요. 친밀해져야 서로 이야기하게 되니까요. 그리고 낯을 많이 가리는 사람도 있어요. 이렇게 인위적으로라도 자기 얘기를 할 시간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나눔을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시간을잡아모이자‬

‪#‎이해가능한영역에들어오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시간을 잡아 모이는 거예요. 모두가 가능한 시간에 우선순위를 갖고 모여서 자기 요즘 어떤지, 요즘 기분이 왜 이 모양인지 말하는 시간을 갖는 거예요. 그러다가 깊어지면서 예전 이야기까지 하게 되고 이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자랐는지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시시콜콜한데까지 알게 되는 거예요.


돌아가면서 사회를 맡아서, 어느 날은 부루마불 게임하다가 서로 인성에 대해 말하기도 해보고요. 서로가 생각하는 장단점이 뭔지 얘기하기도 해보고요. 요즘 불만 얘기하다가 큰 소리가 나기도 했죠. 기도회도, 말씀읽기도 빠지진 않았죠. 치킨이야 엄청... 시켜먹으련서 얘기했고요. (물론 이렇게 모이는 것이 불편한 사람도 있습니다. 상황봐서 자연스런 모임을 유도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매주 한번씩 맛집에 같이 가든지...)


나중에는 이렇게 정해진 시간은 필요없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집에 있으면 얘기하는 정도가 되면 언제든 이야기 나눌 수 있는데 굳이 시간을 정해서 고정 스케줄로 만들면 그 시간 비워놔야 하니 불편하잖아요. 궁금하면 질문하고 처음엔 가벼운 주제로 시작하더라도 얘기하다보면 진지한 얘길하게 되는 거잖아요.

저의 경우에는 3~6개월 정도 이야기를 쏟아내고, 듣고나면 각자에 대한 이해가 쌓여서 편해졌던 것 같아요. 이 사람이 하는 행동이 이제 이해 가능한 영역에 들어오는 거죠.


‪#‎무한야근‬ ‪#‎헤어진날‬

‪#‎사는동안누구나그럴때가있다‬


저에게는 야근이 끊이지 않던 시절이 있었어요. 직업상 그럴 때가 있어요. 프로젝트가 한참 궤도에 오르면 그렇죠. 다들 사정을 아니까 그런 기간에는 집안일에 손놓고 있어도 배려해 주더라고요. 빨래도 빨래통에 넣으면 어느새 개어져있고요.


헤어지고 돌아왔던 날. 그날은 짐짓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들어올려고 했어요. 얘기하는 것 자체가 싫어서요. 집에 들어와서 방으로 휙 들어가려는데 친구들은 이미 알고 있더라고요. 서로 표정으로 대화한 듯 싶네요. 그리곤 몇달을 엉망으로 있었는데... 감정도 왔다갔다하고... 받아준 친구들이 고마웠어요.


다른 친구들도 그럴 때가 있었지만 그건 걔들 얘기니 넘어갈께요. 아, 고맙다가도 피곤한 친구들. 미워할 수 없는 친구들. 사는 동안 모두들 그런 때가 있더라고요. 항상 좋은 사람도, 항상 힘든 사람도 없어요. 좋을 때 힘들어 하는 친구들 도와주세요. 안아주고 토닥여주세요. 언젠가 그 친구들이 당신을 토닥여줄 때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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