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변화란 꼭 즐거운 일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일이지. 변하지 않고 머물러 있으면 무엇이든 이끼로 뒤덮이게 마련이야.
- "에이번리의 앤", 루시 M 몽고메리


대학 때 선교단체를 경험하면서 리더 훈련을 받았습니다. 그때 대학생 이후에는 복음을 잘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임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죠. 나이들어서 주님께 돌아오는 비율은 무척 적다고요.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가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이 고정되고 완고해진달까요? 생각을 바꾸기 어려워지는거죠.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람이 단단해지고 안정감있어지는건 좋은데, 반대로 새로운 시도를 하거나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는건 느려지는거 같습니다. 특히나 권위주의적인 조직에 있으면요. 자연스레 물들어가는거 같아요.


아버지와 대화할 때 그렇게 느낍니다. 한참 이야기하다가 막히면 "네가 아직 어려서 그래.", "다 그렇게 되게 되어있어." 라며 논리 전개가 끊기기 일수죠. 왜 그런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버지는 설명을 해줄 수 없는거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분명히 살면서 여러 질문에 맞닥뜨렸을텐데, 입장과 방법을 정해야 했을텐데,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방향은 정해진거 같은데 그때 고민했던 것들이 남아 있지 않구나. 그냥 결론만 남아있구나. 그래서 그 결론만 줄기차게 말씀하시는거구나 라고요. 완고하다는게 이런걸까...


저는 결론만 남는건 위험하다고 여겨요. 행동방식을 정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충분히 고민해서 바탕이 되는 생각을 정리하고, 이걸 어떻게 적용시킬지도 계속 고민하고 수정하는게 더 중요하다 여겨요. 우리는 시대 안에 사는데 이 시대를 초월해서 앞으로 다가올 시대에도 맞는 방식을 이미 결정해 놓을 수 없잖아요? 우리의 지난 생각들은 가만히 두면 많은 부분 이끼로 덮이기 마련인걸요.

'집안일 분담' 에 대한 생각 정리를 예로 들어볼께요. 바쁜 직장 생활과 타협하여 집안일 분담 비율을 자매보다 조금 미안하게 가져갈 수는 있어요. 아버지도 그렇게 생각하시는거 같고요.
거기에 '5가지 사랑의 언어'를 배웠을 때 추가된 생각이 있어요. 봉사도 사랑의 언어인데 분담 비율은 사실 중요하지 않잖아요. 설겆이로, 빨래로 매일 매일 사랑 고백할 수 있는 기횔 놓치는거잖아요. 이거 손해보는건데... (ㅋㅋ) 그러니 어떻게든 더해보려고 노력하자고 속으로 다짐하는건 단순히 분담 비율을 정해놓은 거랑은 달라진거죠.

또, 아버지가 결혼하던 시기와 지금이 다른데 그때 정한걸 지금도 당연하게 하시는건 무리라 생각해요. 그건 저도 마찬가지로 결혼할 때의 생각만 고집하면 안되겠죠. 바탕이 되는 생각을 정해놓고, 이후에도 계속 수정해 가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저는 이걸 '지도 고쳐 그리기' 라고 부릅니다. 살면서 결론만 남은 사람이 아니라 고민한 과정도 함께 기억해야해요. 그리고 이런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걸 피하지 않고요. 고민한 과정을 다시 꺼내서 잘못된건 없었는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지를 주님 앞에서 여러 지체들과 토론으로 풀어내고요. 인정할건 인정하고, 더 옳다 생각되는걸 과감하게 내게 넣어야죠. 우리 인생의 지도는 한번 그리고 계속 쓰는게 아니라 계속 수정하면서 봐야한다는 겁니다.


얼마 전에 '영혼의 리더십'을 읽으며 대학생일 때 친구 사귀는 법을 지금은 벗어버려야 하는데 아직 갖고 있어서 어렵다는 취지의 글을 썼죠. 그건 그때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거라고, 지금의 내 모습과는 다르다고요. 알면서도 잘 안 고쳐진다는게 변화의 어려운 점이기도 합니다만...

변하지 않고 고집처럼 자기 생각만 지켜가는 사람은 결국 옆에서 지치더라고요. 제가 애니어그램으로 하면 9번 (평화주의자) 로 추측되는데 이 유형의 사람들이 정말 변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요. 당장은 좋아보여도 옆에서 지친다고, 특히나 가장 옆에 오래 있을 배우자가요... 저에게 하는 소리죠. 변해야 한다는 건.

페이스북에서 한 간사님은 장래희망을 "변하는 노인" 이라고 하셨죠. 다른 간사님은 "아무리 성품이 좋아도 변하지 않는 사람은, 성품은 나빠도 변하는 사람보다 나쁘다." 말씀하셨어요. 아직 우리 (그리스도 예수의 장성한 분량까지) 갈길이 먼 사람들인데 지금 조금 좋은 성품 가지고 있는게 중요하지 않다고, 변화하며 당신과 닮아가는게 중요하다 하셨던 그 말씀이 생각나요.


지금 변해야할 분량에 충실하게, 주의의 조언에 귀기울이며,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귀기울이고 싶어요. 그래서 제 이상형에는 제게 '지혜롭게 조언해주는 사람'이 빠지지 않는답니다. :)
(물론 저는 자매 말 잘듣는게 목표고요! "자매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