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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왜 그리스도인이 되었는지, 지금도 나에게 유효한지, 어떻게 신앙이 형성되어 왔는지 돌아봅니다. 변증서를 읽던 기억, 왜 믿을 수 없는지 왜 믿기지 않는지를 기도하며 묻던 시절을 생각하면서요. 읽으시면서 각자의 스토리도 떠올려보았으면 좋겠어요.
*중간까지는 '개인사'라서 넘기시고 후반부만 읽으셔도 됩니다.


1. 제 이야기

저희 외할머니는 제가 태어날무렵에 전도사님이셨어요. 그리고 목사님이 되셨지요. 우리 외가쪽에서는 처음 믿었다고 들었는데요. 자연스레 어머니도 교회에 나가 집사님이 되셨고, 이에 비해 친가 쪽에서는 결혼을 통해 교회 다니시는 분도 생겼지만 결혼 당시에는 아무도 안계셨고요. 다만 아버지만 개인적으로 성당에 다니셨어요. (그래서 저는 어릴때 유아세례를 성당에서 받았죠. 초등학교 3학년때까지는 교회 주일학교에 다니고요.)

어머니가 제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부터 대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오랫동안 아프셨어요. 하루종일 누워계셨어요. 그 시절에 미대 대학원까지 나와서 대학강사 생활하시다가 갑자기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되신 충격이 많이 크셨고요. 이런 어머니를 고치려고 어디에 헌금하면 낫는다더라 라는 권유를 많이 받으셔서, 그대로 하고 안되니까 상처를 많이 받으셨죠. 하나님 원망도 많이 하고요.

어릴 때 집에 들어오면 일에 바쁜 아버지, 저랑 여러 면에서 반대여서 외향적인 누나는 집에 늦게 들어올 때가 잦았고, 어머니는 주로 누워계셨죠. 대화할 사람이 없었어요. 저는 저대로 딱히 사교적인 성격은 아니었던터라, 자연스레 방에 틀어박혀서 책읽던 기억이 어린 시절 추억의 거의 대부분이죠.

그러다보니 질문이 많았는데 그 중심에는 "왜 살아야 하는지" 에 대한 고민이 있었죠. 아무래도 주위에 괜찮게 사는 사람이 없어보여서 그랬나봐요. "삶은 고해다."가 너무 빨리 다가왔다고나 할까. 여기에 대해 질문을 딱히 찾진 못했지만 반대로 "왜 지금 죽어야 하는지" 에 대한 답도 찾질 못해서 그럼 일단 살아보자로 결론이 내려졌었죠.

그렇게 (죽지못해) 살아가니 뭐 딱히 의욕이 없는 아이였던거 같아요. 공부도 되는대로 하고요. (혹 나중에 답을 찾았을 때 돌리지 못할 정도만 피하자 정도) 대학에 와서도 게임마 의미없이 살다가 여자친구에게 차이고, 싫어하던 전공 공부 덕에 F학점을 줄줄이 맞다가 군대에 갔고, 외할머니가 늘 교회가라고 기도하셔서 그랬는지, 1년 뒤에 여유가 생기니 교회에 나가게 되었어요.

아직 찬양을 따라 부를 수 있구나. 신기해하다가 설교시간에 푹 자고 개운한 마음으로 나오는데, 어느 여자 집사님이 저를 잡는거예요. 예배시간에 눈여겨 봤다면서 같이 주일학교를 하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셨어요. 공군 비행장에서 군생활을 해서 군교회 치고는 크고, 군인 가족들이 많아서 주일학교도 있었거든요. 계속 거절은 했지만 그 분이 저보다 더 끈질기셔서 교사로 섬기게 되었고, 애들이랑 같이 공부하는 마음으로 교회를 다녔고요. 그러다보니 어느새 찬양팀 싱어, 성가대 싱어, (물론 노래를 잘해서 한건 아닙니다만...) 청년부 임원을 하고 있더랬죠.

교회가 참 따뜻했어요. 여자 집사님들이 군인들 고생한다고 많이 챙겨주셨거든요. 남자 집사님들은 일터에서는 상관이었지만, 교회에서는 그런티를 안내셨어요. 무뚝뚝하지만 이것저것 또 챙기시고요. 아이들도 순수해서 같이 뛰놀고... (정신연령이 비슷했나...)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죠. 제대할 때가 되니까 미래가 그려지는 거예요. 딱히 사회에서 다니던 교회가 있던 것도 아니고 메꿀 학점이 많았는데 자연스레 교회 안나갈꺼 같다는 생각이 드는거예요. 그래서 새벽백일기도를 작정했어요. 조는 일이 다반사였지만 하나님께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계속 물었어요. 그리곤 아무 일없이 제대하고, 교회 안나가고, 복학했습니다.

개강을 하고 고등학교 동문회(같은 대학다니는 사람들끼리)가 있어서 나갔는데요. 군대가기 전에도 나가고 있었거든요. 옆에 왠 처음보는 선배가 앉더니 맥주를 한잔 가득 따라주면서 저에게 묻는거예요. "너, 예수님 믿냐?" 이 뜬금없는 질문을 듣고, 순간 아 이게 내 백일기도의 응답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질문 하나 들었는데 쭉 제 이야기를 했고, 마지막에 "IVF" 같은데 있으면 들어가고 싶다. 고 했는데, 그 선배가 자기가 IVF 라며 DPM (아침기도회) 있으니 월요일 부터 나오라는거예요.

그렇게 IVF에 들어왔고, 학교 공부와 부딪히는 경우가 있어서 선택해야할 때에도 기도응답을 받은 기억 때문에 열심히 IVF를 할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LTC에 가서 회심을 하고 리더로 서기로 합니다.



2. 정리된 생각들

이런 과정을 통해 믿게 되었는데요, 몇 가지 정리된 생각들이 있어요. 예수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은 한국에 거의 없을꺼예요. 그리고 그 분의 몇몇 말씀에 대해서는 여러 사람들이 받아들이고요. 사실 교회를 미워하는 사람은 많아도, 예수님을 미워하는 사람은 거의 없잖아요.

다만 그 분의 말씀을 부분적으로 취하다가, 그 분에 대해 알아가면 어느 순간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전적으로 받아들일지 선택해야할 때가 온다고 믿습니다. 그 분 말씀에는 단순히 좋은 선생님이라고 하기에는 이해 안가는 부분도 많거든요.

그 분은 단순히 좋은 명언 몇개 남기신 분은 아니세요.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요14:6)와 같이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믿느냐, 이 분이 그 얘기 할때는 피곤하셔서 실수한 걸로 생각하고 부분적으로 받아들이냐 하는 문제가 남아요.

저는 아래에 적은 생각들을 가지고 예수님이 그럴 수 있다고 동의한 후에 이천년 동안 이어온 예수님을 믿는 믿음의 모험이 뛰어들었습니다. 전부 이해가 된 다음에 시작한건 아니에요.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이해가 안가는 일정 부분은 앞으로 이해가 깊어지며 메워지리라 기대하고요, 하나님은 사람의 이해 안에 온전히 담기실만한 작은 분이 아니신데, 일정 부분 신비의 영역으로 두어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였지요.


- 십자가와 부활

먼저 제가 얼마나 죄인인지에 대한 자각이 먼저 있었고요. (A4 용지에 마인드맵으로 쓰다보니 종이가 모자라더군요.)

공의의 하나님으로써 하나님은 죄인인 우리를 심판하실 수밖에 없고, 우리는 죽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동시에 사랑이신 당신께서 우리를 위하여 100% 사람으로써 심판받으시며, 동시에 100% 하나님이셔서 과거부터 미래까지 온 인류의 죄를 모두 대신 지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 대속 제물로써, 인간의 몸으로 오신, 흠 없으신 예수님을, 스스로를 우리를 위하여 내어주셨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롬5:8)

그리고 죄가 없음으로 이루어지는 이어지는 부활에 대해, 그럴 수 있다는 이해에서 시작된 신뢰가 있었습니다.


- 쌓여가는 기도응답의 기억/삶에 대한 해석

개인적으로 몇몇 부인할 수 없는 기도응답을 경험하면서요. 우연이라 치부하기엔 너무 정교해서 누군가 개입하셨으리라 믿을 수밖에 없는 일들을 겪으면서요. 하나님을 부인하지 못하게 되어간거 같아요. IVF선배를 고등학교 동창회에서 만난 것같이요.

그리고 삶의 해석이 쌓여갈수록 당신께서 내 삶을 어떻게 인도해오고 계시는지 보다 더 믿어지고, 앞으로의 인도를 맡기며 당신을 신뢰하게 되어갑니다.


- 역사적 예수님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는 당대 역사서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당시에도 이후에도 반대자들이 참 많았는데요. 성경의 역사적 이야기 자체를 반박하는 저작물이 없다는 것에서 성경의 기록은 신빙성을 가지게 되는데요.

그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 사후 제자들의 행적을 보면요. 하나 같이 많이 달라졌어요. 예수님이 그대로 죽음으로 이 이야기가 끝났다면 그들이 꾸며낸 거라면 있을 수 없는 일들이요. 특히 베드로의 변화를 보면서 예수님이 붙잡히실 때 세 번 부인했던 그가 십자가에 거꾸로 달리며 죽는게 가능했는지, 그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과연 이런 그의 이후의 삶이 설명되는지 여부에서요.

IVP 소책자 59 "한 지성인의 회심"에서 찰스 콜슨은 워터게이트에 얽힌 비화를 말합니다. 당대 최고의 엘리트들이 닉슨을 보호하고자 시나리오를 꾸며내고 말을 맞췄는데, 몇일이 지나지 않아 금새 이 일이 드러났다고 전하며, 과연 어부와 세리 등으로 이루어진 오합지졸의 제자들이 꾸며낸 이야기가 2천년 동안 밝혀지지 않을 수 있겠느냐며, 이 일은 진실이었다고 믿는다고 말해요.


- 과학과 성경은 충돌하지 않는다.

저는 나름 이과생에 공대를 나온 사람으로써 이성적으로 판단한다고 생각하는 바, 과학과 충돌하는게 어려웠던거 같아요. 창조과학은 과학으로 인정받지 못하죠. 성경의 내용을 과학의 모습으로 억지로 끼워맞춘거 같은 생각이 들어 그리 신뢰가 안 가더라고요.

우종학 교수님이 쓴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 등을 보며 "성경은 과학책이 아니다." 라는 생각이 굳어졌어요. 창세기 1장에서 우주를 어떻게 만드셨는지, 하나님이 실제로 사람을 어찌 지으셨는지 과학적으로 설명해야 했나? 그리고 그렇게 쓴다고 해서 그 당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었을까? 모세가 그걸 알고 적을 수 있었을까? 그래서 그 부분은 사랑의 시로 이해해야 한다는 관점에 대해 받아들였습니다.

당신께서 진화론을 사용하여 사람을 만들었을 수 있다. 그리고 그건 성경과 충돌하지 않는다 라는 정리로 이어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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