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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리더십] 3. 나는 누구인가

생각하고플때 2015. 3. 9. 23:28
그는 거의 포기한 사람처럼 살았다. 하지만 심오하고 근본적인 차원의 포기였다. 그는 무엇을 고치거나 누군가를 도우려는 꿈을 접었다. 심지어 그의 민족과 함께 사는 꿈도 포기했다. 대신 그에게 주어진 것을 받아들였다. ... 아들이 태어났을 때 이름을 게르솜이라 지었는데, 자신이 "타국 땅에 거주하는 외국인이었다"는 깨달음 때문이었다.
이는 참으로 뜻깊은 시인이었다. ... 모세 자신도 자신이 누구인지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 (십보라는 아버지에게 그를 애굽인으로 소개했다.) 이때 모세는 그녀의 말을 정정하려 하지 않는다. 그는 분명한 자기 정체성이 없었고 자신이 놓인 상황에 스스로를 맞추는 데 아주 익숙했기에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믿도록 그냥 내버려 두었다. - 영혼의 리더십, 2014, 루스 헤일리 바턴, 63p

고독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정도로 오랫동안 광야에 머무르자, 마침내 자신의 가장 큰 고통과 상처를 인정할 수 있었다.
물별 속에서 소용돌이치던 흙탕물 속의 부유물이 중력의 법칙에 따라 가라앉고 물이 맑아지듯이, 인간의 영혼도 충분히 오랫동안 고용한 상태 가운데 있으면 영적인 중력 법칙에 따라 영혼의 무질서가 가라앉는다. - 영혼의 리더십, 64p

이번 장에서는 모세가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히브리인과 애굽의 왕자로 고뇌하던 그가 광야 생활을 하며 고요한 상태로 머무르자 '타국 땅에 거주하는 외국인이었다.' 는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게되죠.

모세만 유달리 정체성을 못찾았던건 아닌거 같아요. 자기가 누구인지 찾는건 쉽지 않은 일이고요. 쉽게 MBTI로, 애니어그램이라는 도구도 이용해보지만 조금 도움이 될뿐 그럴 수 있는 도구는 아니죠. 생각해보면 모세도 40년이 지나서야 자기가 누구인지 정의내릴 수 있었는걸요.

그럼에도 '나는 누구인가?'는 계속 던져야 하는 질문이고, 끊임없이 찾아가야 하는 질문입니다.
하나님을 주로 고백하고도, 해석의 다름과 스스로의 제한에 따라 그 안에서 천국만 갈구하는 사람, 복음 전도자의 삶, 제자의 삶을 살아내려고 애쓰는 이, 하나님 나라가 이 땅이 이루어지를 바라는 운동원, ... 많은 정체성이 나오듯이요.

정체성이 확립되어야 이곳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 얼마나 머무를지 그 다음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근원적인 정체성에 대한 질문에 나름의 답을 내리면, 이를 바탕으로 각각의 역할에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는거죠.

대학을 다닐 때, 저는 전공은 IVF(캠퍼스 선교단체)고 부전공으로 컴퓨터 공학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듯, 그 정체성에 걸맞는 삶을 살아내려 노력했죠.
회사에 와서도 비슷합니다. 회사원이지만 그건 부차적이고요, 저는 회사에서도 하나님 나라 운동원으로써 삽니다. 이상엽 학사님이 '직장인 멘토링' 모임을 소개할 때, 회사 PPT 양식에 소개 내용을 담아와서는, 전공이 IVF 였던거처럼 여전히 그렇게 살기를 바란다고 회사일을 어떻게 적게 하면서 하나님 나라 일을 많이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는거에 저도 공감합니다. 회사 일에 너무 휩쓸리지 않고 얼마나 더 균형있게 살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거든요.


자신에게로 돌아가 자신의 경험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고 이 경험들이 자신을 형성해 온 방식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현실을 조작하고 지배하는 무의식적인 패턴에 이끌리기보다 자신에 대한 책임을 짊어질 수 있는 자리에 서게 된다. 파커 파머의 진술대로 "리더는 리더십 행위가 유익은 커녕 해악이 되지 않도록 ,무엇보다 자기 안에서, 자신의 의식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다." - 영혼의 리더십, 64p

초기의 희열은 사라지고 오랜 직책 수행에서 오는 요구들로 인해 자신의 패턴이 분명히 드러나는 지점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 우리는 결국 자신을 몰아가는 숨겨진 역학을 인정하게 된다. - 영혼의 리더십, 67p

타인의 인정에 매달림, 완벽주의, 거절을 두려워하여 거리를 둠, 감정을 회피하는 방법으로 바쁘게 삼, 자기중심적, 정서적으로 불안한 환경은 지나친 위험 회피적 양상으로 간다.
이것이 과거의 일에 대한 무의식적이고 반사적인 반응이라는 점과, 고통스럽더라도 이 일들을 깨닫게 되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 영혼의 리더십, 69p

타인과 함께 있을 때에는 두려움과 부정적인 감정들을 타인에게 투사하기 쉽다. 하지만 고독 중에는 이런 내적 경험들을 자신의 것으로 인정한다. 우리는 모든 자기 과장 속에서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인물도, 타인들이 그들의 이상화된 모든 투사 속에서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인물도 아님을 깨닫는다. 충분히 오랫동안 고독 가운데 있으면 우리는 자신과 하나님에 대해 편안해져서 "예 이게 바로 저입니다." 라고 고백하게 된다. ... 이러한 인정은 계속 이 상태로 있겠다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겠다는 고백을 드리는 것이다. - 영혼의 리더십, 70p

옛 패턴을 버리는 것은 아주 두려운 일인데, 실제 이 방식이 유익한 결과로 이어질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 과정 중에 무엇을 잃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 영혼의 리더십, 71p

이어서 옛 패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자기 정체성은 계속 확장되어가고 이에 따라 세상에 드러내는 표현양식이 달라지는데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역할도 달라지고요.
과거에 성공적이었던 옛 패턴을 고수하게 되는 상태를 경계합니다. 기업에도 과거의 성공방식에 안주함으로써 몰락하게 되더라. 과거에 성공했던 경험이 오히려 방해가 되더라라는 말을 하는데, 사람에게도 그렇다는 거죠.
*핸드폰 업계에서는 하나의 히트폰에 모든 것을 거는 '레이저' 성공 방식에 안주하던 모토롤라와, 플랫폼 전략에 빠져서 노키아가 과거 방식을 답습함으로써 적기에 제품을 출시하지 못해 몰락의 한 단초가 되었음을 경고하고 있죠.

예전에 성공했던 방식을 포기하기는 어렵습니다. 저에게는 처음으로 친구들을 좀 잘 사귈 수 있던 대학시절의 교우관계가 고착화되어 있는데요. 가벼운 농담만 일삼으면서 무게감은 전혀 없이 친절한 이미지로 사람을 사겨왔고 성공했던 경험이 있어요.
그래서 그 이후의 인간관계에서 계속 그렇게 관계를 맺다보니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막 웃고, 편하기만 한게 내 모습은 아닌데... 어느 분이 지금 나이에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있는거 같다고 조언을 해주시더라고요. 고쳐가고 싶은데 잘 안되네요... :)


현실을 정확히 정의 내리지 못할 때, 우리는 자신과 하나님에게서 숨으려 하며 이 때문에 스스로 품고 있는 헛된 미망의 광야를 계속 방황한다. 우리는 은혜의 삶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는 무엇인가에 속박되어 있다. 그런데 그 은혜의 삶이야말로 우리가 원하는 것이다. 반가운 소식은 우리의 상황과 인정하기에 너무 고통스러운 것을 정확히 밝히면, 우리는 더 참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각성을 통해 우리는 기독교 전통에서 '정화의 도정'이라 부르는 과정으로 나아가게 된다.
정화의 도정은 자기 이해를 위한 헌신적 노력으로, 이 노력은 하나님으로부터 들려오는 의미 있는 소리를 듣기 위해 꼭 필요한 준비다. 정화(또는 자기단순화)는 '불필요한 것들을 치우며 결전을 준비하는 것'이다. ... 정화는 돕기 위한 것이지 벌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영혼의 정화는 성장을 위한 기회이자 우리 내면에서 다투고 있는 요소들을 통합할 기회를 제공한다. - 영혼의 리더십, 72p

자신이 누구인지 더 정직하게 대면할 때 마침내 하나님과 만날 준비를 갖추게 된다. 리더로서 모세의 여정의 첫 구간은 누군가를 어디로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속박에서 자유로 인도받도록 나아오는 것이었다. - 영혼의 리더십, 72p

자기가 누구인지 아는건 스스로 옥죄고 있는 덫에서 벗어나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 생각이 없으면 주위에 쉽게 휩쓸립니다. 남들처럼, 남들만큼 해야한다는 목소리는 결국 주체적인 생활양식을 잃게 만들고요, 그리고 내 삶에 대한 평가도 주위의 목소리에 맡겨집니다. 다른 사람에게나 중요하지 내겐 중요하지 않은 것에 얽매여 있게 되는거죠. 근원에서 나오는 '나는 어떤 사람이다'와 그에 따른 '행동 기준'이 없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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