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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이삿날

#사람들의집을보며


드디어 이사 하는 날이 왔어요. 처음에 같이 시작한 4명 중에 2명이 먼저 입주하게 되었어요. 우리는 모두 남자니까 우리가 직접 이사해보기로 했지요. 1톤 트럭 한 대를 빌려서 두 사람 집을 들러서 짐을 싣고 오기로 했지요.

 

자연스레 같이 살 사람들의 집에 가볼 수 있었어요. 한 명은 월세가 적지 않아뵈는 대로변 오피스텔에 살고 있었고, 다른 친구는 침대에 누으면 남는 공간이 없어 보이는 고시원에 살고 있었어요. 대조되어 보였죠. 

월급의 1/3 넘게 지불하며 왜 이렇게 좋은 집에 살고 있는지 자신의 우선순위를 나누던 친구가 생각나요. 어머니와 함께 골랐던 집이고 안전하게 따뜻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여기 사는 게 효도하는 거라고 했었어요.

고시원에 들러서는 잠깐 둘러보고(고개만 살짝 젖히면 되었죠.) 이런 데서 살고 있었냐며 그간 내가 무심했구나 싶더라고요. 그 친구는 작은 고시원방에 익숙해져서 였는지 공동체 하우스에서 작은 방을 쓰게 되었는데 방이 참 넓다고 그 친구가 이야기 하는데 안쓰러워 보이더라고요. 그방도 많이 작았는데.

월세를 많이 내던 친구에게는 나름의 안쓰러움이 있었죠. 그 친구는 같이 살아보겠다며 아직 계약기간이 끝나지 않았는데 나온 거라 이후에 분쟁이 좀 있었거든요. (집주인이 월세를 남은 계약 기간 동안 계속 내라느니... 이런 이야기요.) 


#화학적으로결합해가는과정

#공동체의색깔이잡혀지는


이사하면서 생활 공간을 보고 습관들을 알게 되며 이 사람들을 더 알아가기 시작했던거 같아요. 이삿짐을 나르고 공간을 어찌 나눠쓸지 얘기하는 등 같이 할 일이 생기면서 각 사람의 스타일도 알아가요. 전에 같이 소그룹했을 때는 몰랐던 것을 알게 되어가요. 그리고 이후 저도 저의 민낯을 보여주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하나의 집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실제로 모여사는 거에서 끝나지 않아요. 서로 아웅다웅 하면서 이해해가는 과정, 그래서 공동체 하우스의 색깔이 잡혀가는 과정이 필요한거죠. 물리적 결합에서 화학적으로도 결합해가는 과정이요.


살다보니까 집 자체도 중요하지만 주변 환경도 영향이 많더군요. 마침 저희가 있던 집은 연남동, 연희동, 동교동 사이에 있어서, 막 말전해가는 연남동과 동진시장이 가까웠어요. 먹거리집들이 우후죽순 생기던 때에 있을 수 있어서 밤늦게 출출하면 우르르 나가서 먹을 수 있는 곳이라서 밤늦게까지 이야기하는 문화가 잡혀가서 좋았던거 같아요. 저녁마다, 밤마다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던 집이었죠.


같이 다니는 모임인 IVF수도권YGM학사회에서 사귄 친구들이 빈번하게 드나들며 많이들 자고가면서 많이 못 만난 아쉬움을 풀었어요. 너무 많이 드나들다보니 나중에는 좀 덜 데려오는 쪽으로 가긴 했지만요. 우리들이 쉴 공간이 없다는 평가를 하면서요.

확실히 우리는 좋은 세입자는 못된거 같아요. 이렇듯 사람많아서 시끄럽고 늦게까지 이야기하고, 음악하는 친구도 있고... 살림하는 사람이 없으니 그때 그때 청결하게 유지하기도 어렵고요. 집주인이 선량하셔서 많이 봐주셨다고 생각해요. :)


같이 산지 한달째 될 때, 어느 수련회에서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질문을 받다가 요즘은 어떻게 살고 계시냐는 질문에 공동체 하우스 이야길 하게 되었어요. 

앞으로 기도제목을 달라기에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말이 우리 집은 빨리 없어지는게 목표예요. 라고 했어요. 다들 결혼적령기인데 결혼해서 자연스레 없어졌으면 좋겠다고요. 그전에 우리끼리 살면서 많이 깨어지고 자라고 준비되었으면 좋겠다고요.


그 마음으로, 그 색깔을 가지고 지금도 살고 있습니다. 지금도 빨리 없어지는게 목표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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