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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하우스

22. 사랑의 수고가 필요해요

생각하고플때 2018. 1. 7. 02:19


* 사진은 하우스에 있는 공용용품장에 차곡차곡 개어진 수건들이예요. 늘 꽉차있는 수건장도 사랑의 한 표현이라 생각해요. 보이지 않을 때 사용할 사람들을 생각하며 채워놓는 것이죠.


#같이살수있는사람의조건

#혼자사는것보다마냥편할수는없다


공동체 하우스에서 집안일이란 같이 살 수 있는 기본 조건이라 생각해요. 같이 살 때 문제가 되는 지점은 대부분 이것이죠. 


빨래를 모아 빨지 따로 빨지, 세탁기는 언제 돌리는지, 건조대에 마른 빨래는 언제 개는지, 갠 빨래는 어떻게 분배하고 보관하는지, 청소기는 얼마 만에 한번씩 돌리는지, 바닥도 어느샌가 시커매지죠. 분리수거는 언제 하는지, 쓰레기 봉투도 금방금방 차요. 화장실 냄새는 어떻하는지, 가끔 변기가 막히기도 해요. 벽에 곰팡이도 생기고요. 개수대에 설거지도 치워줘야하고, 가스렌지 닦는거라든가, 음식물 쓰레기도 종종 비워줘야하죠. 냉장고에도 정체 불명의 검은 비닐 봉투가 늘어가요. 물도 사러가야하고, 칫솔, 치약, 샴푸, 바디워시, 전구, ... 살게 많아요. 고장난거 수리도 해줘야하고요. 이것저것 비용도 정산해야하죠. 많은 일들을 함께 감당해야해요.


혼자 사는 거에 비해 마냥 편할 수만은 없어요. 혼자 살면 이런 일들을 자기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정도로 할 수 있지만 같이 살면 서로를 배려하는 방향을 찾아야 하죠.


#여러집의방식이드러나는곳

#속도가다르다 #보는지점이다르다


자연스레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게되요. 살던 집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집안일을 해왔는지도요.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이 어딘지를 알게되요. 

어떤 친구는 조금의 먼지도 힘들어 하는데 어떤 친구는 방안에 먼지 덩어리가 굴러다녀도 그대로 나둬요. 자기는 괜찮기 때문이죠. 일부러 안하는 건가, 잘 견디는 건가 싶었는데 말해주기 전에는 모르기도 하더라고요.


집안일은 하려면 끝없이 할 수 있는거 같아요. 한편으로는 모든 물건이 정확한 각도로 진열되어 있어야할 이유가 있을까. 더러움을 못견디는 나를 위한 것이기도, 약간 결벽증이 있는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요.


#저렴한집은관리하기힘든집

#못보던걸보게된다

#누군가의수고를알게되는지점


게다가 아무래도 제한된 비용으로... (친구들 만나기 좋은) 교통이 좋은 곳, (여러 사람 같이 살 수 있도록) 공간이 넓은 곳을 찾다보면 깨끗하고 좋은 집은 찾기 어려워요. 그러다보면 반지하, 옥탑방과 같은 주거 형태를 택하게 되기 쉽죠. 저렴한 집은 관리하기 힘든 집이기도 해요. 여럿이서 살다보면 깨끗하게 유지하기 어려워요. 전에 가족과 살던 집에서 누군가가 얼마나 보이지 않는 수고를 하셨는지 알게 되기도 해요. 


다른 하우스에서 싱크대 개수대에 버섯이 생긴 적이 있다더나, 놀러간 집에서 쓰레기통이 안보이길래 물었더니 저쪽 구석을 쓰레기통으로 쓰고 있다고 해서 충격을 받기도 했죠. 저는 하우스로 살면서 여름철에 쓰레기통 주변에 구더기가 생겨서 질색을 하며 치운 적이 있어요. 처음엔 이게 뭔가 했었는데... ㅠㅠ 한동안 안 올라가던 다락방에 곰팡이가 잔뜩 펴서 고생한 기억도 있고요.


#서로견딜수있을만큼의지점

#상대적이다


서로 견딜 수 있을 만큼을 찾아 조금씩 양보해줘야해요. 이 지점도 상대적이라 누구를 만나는가에 따라 같이 맞춰가야할 문제죠. 간혹 자기가 알던 방식만 고집하는 친구들도 만났어요. 안하는 친구들 만큼이나 피곤하죠. 같이 청소하면서 (혹시 몰라서 안하나 싶어) 뭘 청소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자리 잡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수밖에 없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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