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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을 해오며 무엇을 배워왔는지 어떤 방법을 선택해왔는지를 정리해보면요.


#1_깨진유리창법칙


싱크대에 설거지거리가 한두개 쌓이다보면 금새 가득차요. 내가 먹은 것도 아닌게 잔뜩 엉켜있으니 설거지에 손이 잘 안가게 돼요. 그 위에다가 그냥 계속 쌓게되는 거죠. 그렇게 커져가기 전에 그때그때 해버리려고 노력해요. 바로 못하는 경우에는 메신저로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도록 얘기하고요.


#2_설거지정도는힘들때도할수있게


집을 운영하는 데에는 집안일이 필수예요. 누군가는 해야 집이 돌아가잖아요. 저에게는 하우스로 사는 게 그런 훈련의 과정 중이기도 해요. 개인적으로 이 훈련의 목표는 제가 가장 힘들 때에도 설거지 정도는 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3_시간을정해서같이한다


일주일에 한번 한시간을 정해서 같이 해요. 그때그때 청소할거리를 분배해서 해요. 자기 맡은게 끝나도 다른 일들을 찾아 그 시간 동안에는 청소하도록 얘기하고요. 여기서 청소한게 전부가 아니라고 평소에도 할 것들 해야 한다고 얘기해요.


#4_혼자하게놔두지않아요


혼자 일하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누군가 집안일을 하고 있으면 끼어들어서 같이 하거나 다른 집안일을 해요. 이야기하며 하면 일석이조죠. 오늘 하루 어떻게 보냈는지, 뭐할껀지 하면서 자연스레 근황토크해요. 당장 힘이 들어서 같이 못하면 미안하다고 의사표시를 해요. 같이 해야할 일인데 혼자하게 해서 미안하다고요.


#5_마음이상하지않을만큼만


집안일 한동안 안한다고 큰일이 생기는건 아니예요. 너무 혼자하는 거 같을 때, 마음이 상한다 싶을 때는 저도 손을 놔요. 마음 상하는게 더 큰 문제인거 같아서요. 뒤집힌 빨래도 안 뒤집고 갠다던가, 물로 안사놓고 그렇습니다. 마음이 좀 가라앉을 때까지요.


#6_공간을나눠서


공용 공간은 사용한 후 그때그때 정리하도록 해요. 거실의 큰 탁자나, 싱크대는 쓰고 정리 안하면 다른 사람이 이후 사용하기 어렵잖아요. 개인에게 충분한 수납공간이 주어졌는지, 다른 공간이 필요한지 얘기해보고요. 개인 공간은 나름의 정리가 있는 거니, 안 건드리려고 해요. 각자 언젠가 임계치가 찰때 정리하겠죠. 다른 사람들 공간은 신경 안쓰는 훈련중입니다.


#7_가장기도하게되는자리


혼자할 때는 기도하면서 해요. 종종 일하면서 마음 상하지 않도록 기도해요. 내가 많이 하는거 같을 때 마음 상하죠. 빨래를 널거나 개다보면 이걸 입을 다른 사람들 생각하게 되요. 이러다보니 기도하는게 자연스러워졌까요.


#사랑의한모습


하우스로 살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을 무렵에 한 친구와 같이 양말 빨래는 널고 있었어요. 이 친구가 양말 짝을 찾아서 너느라 제 기준에 너무 늦게 빨래를 널고 있는 거예요. 마음이 안좋아서 뭐라 해줄려고 왜 양말 짝을 찾아서 널고 있냐고 물어보니까요. 그 친구가 그러데요. 다음에 갤 사람 편하라고 짝 맞춰서 넌다고요. 


그때까지 저에게 집안일이란 해야할 일이었어요. 빨리빨리 처리해야 하는 일이요. 제가 잊고 있던 건 집안일은 사랑이라는 거였어요. 여기 살면서 옷을 입을 사람들을 위해, 식기를 써야할 이들을 위한 봉사는 사랑이라는거요. 마음으로 집안일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하기 시작했어요. 


#실천적인사랑

#가장사소한일을통해공동체는만들어진다


함께 살 때는 감상적인 사랑 뿐 아니라 실천적인 사랑이 필요해요. 그를 위해 내 시간과 힘을 나누어 주는 것이죠. 그 대표적인 것이 집안일이라 생각해요. 가장 힘들 때에도 서로를 위해서 그날 그날의 필요를 채우는 것이요.


어느 선배가 이야기한 "가장 사소한 일을 통해 공동체는 만들어진다."을 말도 믿어요. 공동체는 거창한게 아니라고. 같이 빨래를 하면서, 식사를 준비하고 나누면서, 사소한 일상 속에 마음을 주고 받고 깊어져 가는 것이라고요. 집안일을 같이 감당하며, 서로를 위해 하면서 공동체는 깊어져 갈 수 있다고 믿어요.


이 지점에서 많이 부딪히다보니 일정 비용을 받고 청소와 빨래를 대신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쉐어하우스도 보이더라고요. 같이 해야하는 중요한 부분이 결여된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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