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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하우스

3. 함께 살아야할 (저의) 이유들

생각하고플때 2018. 1. 6. 17:31

* 사진은 향초들이예요. 이상하게 향초를 많이 선물해줍니다. 향기나는 사람들이 되라는 뜻이려나... 암튼 유용하게 잘 쓰고 있습니다. :)


함께 살아야할 이유가 있을까? 

내게 뭐가 좋을까? 같이 사는 사람들에게 무슨 장점이 있을까?

공동체 하우스에 대해 위의 질문을 떠올리며 나름대로 정리한 답을 모아보았어요. 이건 저에게 해당하는 내용이예요. 다른 분들에게는 물론 다를 수 있어요. 동의가 안될 수 있고, 이렇게까지 해가며 살아야할 일인지 갸우뚱할 수도 있죠. 다른 주거형태 대비 가치의 우선 순위, 경중이 다를 수 있어요. 한번 읽어보시면서 생각해보셔요. 여러분에게도 그런지 보세요. 통하는 데가 있으리라 생각해요. 여기부터 시작하여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생각의 단초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


1. 삶에 매력적인 소재를 더하고 싶어요.

도널드 밀러는 천년 동안 백만 마일이란 책에서 좋은 이야기에 대해 말해요. 위대한 이야기들은 어떤 인물이 있는데, 그가 무언가 원하고, 갈등을 극복하여 마침내 그것을 얻어내는 구조라고 해요. 우리네 인생은 대부분 두서없이 지루한 이야기가 많다고요. 어떻게 하면 삶을 좋은 이야기들로 채워나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이 책을 관통하고 있어요.

그래서 밀러는 오랫동안 잊었던 아버지를 찾아나섭니다. 이야기의 발단이 되는 사건, 소재를 먼저 삶에 끌어들이는거지요. 매력적인 소재를 모아놓은다고 그 삶이 무조건 매력적으로 되는건 아니지만. 이제 그렇게될 여지는 생긴다고 생각해요. 저도 삶을 좋은 이야기로 채워가고 싶어요. 여러 시도를 해보게 되는게요. 그런 측면에서 함께 사는건 해봄직한 매력적인 소재인거 같아요.


2. 나는 탁월하지 않아요.

다른 소재를 선택해서 혼자 수원으로 독립한다면 출퇴근 시간을 아낄 수는 있을거예요. 그 늘어나는 시간에 혼자서 취미생활하면서, 독서하고, 기도하면서 보다 풍성하게 채워갈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게 탁월한 사람은 아닌거 같아요. 혼자 다 해낼만치요. 이겨낼만치요.

그에 비해 사회는, 세상은 만만하지 않아요. 아니라면 성경에서도 그렇게나 경계하지 않았겠죠. 나는 거기에 쉽게 휩쓸릴꺼다. 나야말로 정말 공동체가 필요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진단했어요.


3. 보다 밀도 있는 공동체를 누리고 싶어요.

학부에서 경험했던 선교단체 공동체는 매일 보는 사이였어요. 공강 때 동아리방에 가면 만나고, 아침 저녁으로도 내내 만나는 사이들이었죠. 그래서 서로 잘 알고 친밀해지고 그러다보면 깊이 이야기하는 사이가 되어가요. 졸업 후에는 그럴 수 없더라고요. 회사 일에 치이다보면 약속 잡는게 그렇게 부담스러울 수가 없어요. 졸업 후에 매주 모임에 가고 있는데 이것도 좋지만 더 보기 어려운게 아쉬운 거예요. 회사는 멀어도 가야만 하니 갈 수 있지만, 그러나 모임이나 친구만나는건 그렇게 못하겠더라고요.

이미 그런 밀도 있는 공동체가 얼마나 좋았는지 경험하고 나니까요. 맛보아 아는 사람은 다시 그 길을 선택하게 되잖아요? 회사 생활하면서 관계에 밀도를 부여하는 방법으로 같이 사는게 제일 먼저 떠올랐어요.


4. 각자의 삶을 지원하는 인프라 역할도 기대해요.

한 선배가 공동체의 인프라적인 속성에 대해 말씀하시는걸 들었어요. 삶터, 일터, 교회 중 하나라도 통합하면 다른 일들을 해나갈 때 기반, 인프라가 되어줄 거라는 거에 저도 동의해요.

함께 살면서 사업하는 친구에게, 마음이 힘든 친구에게, 큰 시험을 준비하던 친구에게는 함께 사는 우리집이 쉼의 공간이 되어주려고 했어요. 그의 삶의 맥락을 이해하는 만큼, 더 기다려주고 조금이라도 챙겨주려했는데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저에게는 햇수로 10년간 끌어오던 한 사람과의 이야기가 마무리될 때가 있었어요. 힘들어할 때 옆에 있어준 친구들에게 고마웠다고 다시 한번 얘기하고 싶어요.

서울 한복판에 살면서 월세도 적지 않은데, 서로 형편껏 나눠서 내는 것도 서로를 지원하게 되는거고요. 지금은 성격이 달라졌지만 우리가 만난 모임에도 모두 리더가 되어서 아낌없이 지원할 수 있어서 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5. 모난 데를 지금부터 깨나가보자.

앞 장에서 이미 언급했죠? 저는 제 지금 모습이 자란 거라고 믿지 않아요. 사람은 자기 생긴대로 사는거라지만 고집에 못이겨서, 스스로의 감정을 이기지 못해서, 좁은 시야에 갇혀서 후회할 일 잔뜩 만들기 전에 먼저 탈피해보고 싶었어요. 부딪혀야 깨어져요. 바닷가의 파도에 둥글어진 자갈처럼이요. 가족과는 이미 많이 해왔다고 생각해요. 가족과 더 하기보다는 다른 표본을 만나고 싶었어요. 다양한 사람들과 씨름해보고 싶었죠.

사회 생활하면서 느끼는건 조언을 들을 때가 귀해요. 서로 터치하지 않아요. 서로 깊이 신뢰함으로 조언을 나누는 친구들과 살며 귀담아 들어보고 싶었어요.


6. 같이 사는 연습를 조금 일찍 시작할래요.

인생에서 결혼만큼 중요한게 또 있을까요? 그 중요한 일을 강의 몇 번듣고 책 몇권 읽는 것으로 준비가 다 되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어요. 무엇보다 필요한건 누군가와 같이 사는 연습이라고요.

어느 순간 다른 형태로 살아온 사람과 한 집에 같이 살게 되는건 서로 맞춰가야할게 많다는 걸 의미해요. 설겆이, 청소, 빨래, 요리, ... 여러 일을 같이 해나가며 살아온 방식이 드러나게 되는데요. 이 뿐 아니라 이제 감정이 어려울 때도 서로를 피할 수 없게되죠. 이런 같이 사는 데에 연습이 필요한데 단계별로 해보는게 좋겠다는 겁니다. 일종의 신랑수업이예요. 싸움도 둘이서만 씨름하기보다는, 믿을만한 사람들의 조언을 더해주면 풀어가기 좀 더 수월하잖아요. 의견을 조율하는걸 배워가는거죠. 동성인 친구와도 같이 못살면 이성과 잘 살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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