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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리더십을 논하기 이전에 준비되어야되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상처와 치유" 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이만하면 해피앤드이고 하나님의 은혜의 증거를 많이 보여주지만, 오늘날의 심리 치료 관점에서 보면 이런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모세는 혼란스러운 아동기를 보냈음을 알 수 있다. - 영혼의 리더십, 2014, 루스 헤일리 바턴, 47p

여느 사람들처럼 모세도 자신의 상황적 고통을 다루는 몇몇 대응기제를 마련했을 가능성이 높다. ... 이런 기제는 어렸을 때부터 무의식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거의 깨닫지 못한다. 이것이 현재의 인간관계를 교란하고, 하나님이 초대하시는 인생행로를 밟아가는데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을 때에야 비로소 그 정체를 깨닫는다. - 영혼의 리더십, 48p

(히브리인을 학대하는 애굽인을 죽인 사건에 대해) 이러한 반발적이고 통제 불능의 반응은 고독을 실천하기 이전의 모세가 보여 주는 리더십의 한 모습이다. ... (다음날 히브리인들은) 모세의 폭력을 보았기 때문에 그 도움에 매우 냉소적이었다. 그들은 다듬어지지 않고 훈련받지 못한 모세의 리더십을 의심하며 ... (모세는) 자신이 한 일이 발각될까봐, 또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까봐 두려움이 밀려왔다. 삶의 표면 저 아래에 잠재해 있던 것이 위로 모습을 드러냈으며 더 이상은 간과할 수 없었다. - 영혼의 리더십, 50p

잠재되어 있던 상처와 어두움이 올라올 때가 있다는거죠. 죄로 어그러진 세상을 살면서 영향을 안받고 살 수 있다는게 더 이상하잖아요? 자연스레 우리 안에 스며들고 이건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당시에는 알 수 없는거 같습니다.


"어두운 면은 인간 발달의 자연스러운 결과다. 그것은 내적 충동, 강박, 성격 기능 장애인데, 대개 감정 폭발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경험하기 전까지는 잘 모르거나 별 생각 없이 넘어간다. ... 어두운 면은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우리 안에 형성된다." - 영혼의 리더십, 55p

"우리의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한 부분을 알고 계십니다. 이 땅에 계실 때, 그분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시험을 받으셨습니다. 그러나 결코 죄를 짓지는 않으셨습니다. (쉬운성경, 히 4:15)" 이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소망과 치유의 근거를 마련해 주는 확실한 약속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연약함을 아시고 보살피실 뿐만 아니라 온전히 우리의 연약함을 이해하신다는 사실이야말로 우리의 손상된 감정들을 치료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치료 요법의 요소가 된다. - 상한 감정의 치유, 1996, 데이빗 A. 씨맨즈, 두란노, 72p

이상한게 아닙니다. 우리 안에 이런 상처와 어두움이 있다는 것은요. 그리고 누구나 어둡고, 이런 상처 때문에 누구나 신음합니다. 지금 아닌 것처럼 보이는 건, 아직 잠재되어 있거나 치유해온 과정이 있다는거죠.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이 이를 알고계시며, 이것 자체로 우리를 책망하시지는 않습니다. 이해하시며 당신과 함께 치유해가기를 원하신다는 거죠.


'깨어진 세상'에서 '상처받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자신을 되는대로 내버려두면, 상처가 나를 만들게 됩니다. ...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에 날카로운 칼날과 화살과 가시가 돋아나고, 그것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게 됩니다. - 사랑하는 사람은 모두 아프다, 2011, 김영봉, Ivp, 44p

조금 더 무서운 말은 가만히두면 "그 상처가 나를 만들어 간다."는데에 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들을 아프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는 이런 순간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이때 리더는 고독과 침묵 속으로 들어가는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만약 그런 순간이 모세처럼 이른 시기에 찾아왔다면 하나님께 감사드릴 일이다. 치러야할 대가가 더 커지기 전에 자신을 대면할 기회가 주어진 것은 하나님의 은혜다.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그런 순간이 시간이 흐른 후에 왔다면 이 또한 하나님께 감사드릴 일이다. 그것은 우리가 아직 모르는 더 넓은 자유의 경지로 우리를 인도하시기 위해 하나님이 일하고 계시다는 뜻이다. - 영혼의 리더십, 52p

마음 깊은 곳에서 자리잡고 있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며 하나님의 임재 속에서 그것을 터놓는 훈련없이 선한 일을 하려고 시도할 때, 악은 언제나 가까운 곳에서 우리를 노린다. 모세의 사례에서 분명히 나타나듯이 미숙한 리더십이 강한 정의감 및 사명감과 공존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리더십이 참된 고독의 훈련을 통해 다듬어지지 않는다면, 선한 일을 하기 위한 원동력이 될 수 없다. 참된 고독이야말로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범위나 방법 너머에서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자리다. ... 자신의 어루둔 일면을 포함하여 전 자아를 하나님의 임재 안으로 가져가 고독이 선한 일을 행할 때까지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 영혼의 리더십, 56p

하나님으로 인한 자유를 경험한 사람들만이 그만큼 자신이 추구하는 자유를 향해 다른 사람들을 이끌 수 있다. ... 자기 안의 괴물을 길들일 수 있을 정도로 용기 있는 사람들만이 리더십에 필요한 참된 동력을 발견할 것이다. 자신의 어두운 측면을 대면해본 사람 만이 빛을 향하여 다른 사람을 인도할 수 있으리라는 신뢰를 받을 수 있다.
이것이 참된 영적 리더십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그 이전의 것들은 결코 시작점이 될 수 없다. - 영혼의 리더십, 57p

사막에 가본적 없는 사람이 사막에서 다른 사람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은 리더십에 대한 잘못된 환상이다. - 상처받은 치유자, 헨리 나우웬

영적 리더십이 시작되는 자리는 스스로의 상처와 어두움을 대면하여 씨름을 시작하는 자리라는 겁니다. 어찌보면 누군가의 리더가 되기 전에 스스로의 리더가 되어서 상처투성이의 어두움 덩어리인 '나'를 인도해해가기 시작하는게 리더의 시작이라는거죠. 그리고 그걸 경험하고 하지 않고 있는 사람이 누군가를 인도할 수 있다는건 착각이라는 겁니다.


자신의 상처를 인식하는 사람들은 주님 앞에서 자신의 실패를, 실수를, 수치를, 분노를, 아픔을, 후회를 다시 대면해야 합니다.
그리고 내 상처 이야기를 진실하고 진지하게 들어줄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거룩한 우정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친구와 함께 상처를 나누고 하나님의 치유의 손길을 함께 구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여 위로부터 오는 은총을 입을 때, 영혼의 상처는 비로소 아물기 시작할 것입니다. - 사랑하는 사람은 모두 아프다, 2011, 김영봉, Ivp, 44p

상처 치유에 대해 김영봉 목사님은 세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상처를 대면하라', '함께 나누라', '치유를 온전케 하는 은혜' 이렇게요.

저는 어떤 과정을 밟아왔나 떠올려보면요. 마음을 돌이키기 이전에, 죄에 대해 묵상하던게 생각이 나요. 마인드맵이라는 툴로 '죄'를 가운데 써놓고 죄의 종류를 나누어서 적은 다음에 제가 어떤 죄를 지어왔는지 그리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죄를 적다보니 종이에 꽉 찼는데... 저는 아직 적을게 많은거예요. 아, 내가 정말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구나 라는 인식을 그때 처음했었고요.

이후로 많은 친구들을 만났고, 지금도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같이 살기도 하면서 사람들을 통해 배웁니다. 본의 아니게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가 다른 사람의 모습과 투영되어서 내지 않아야할 화를 낸 적도 있고, 이해받으면서 상처의 뿌리를 찾아가요. 함께 나누어가며 풀어가는 과정이지요. (이 과정을 배우자랑 할 수 있다면 제일 좋다. 라 하신 김영봉 목사님의 말씀에 격하게 동의합니다!)
이재천 목사님은 지금 드러나는 현상을 통해 상처를 해석하는게 아니라, 뿌리를 봐야한다며 과거에 대한 재해석이 있으면 원인은 다르게 파악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 꾸준히 상처와 대면하여 돌아보는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날은 흥얼거리며 "보소서 주님 내 안에 선한 것 하나 없습니다." 라는 찬양의 첫 가사를 흥얼거리고 있는데, 그 다음 가사가 생각이 안나는 거예요. 자연스레 고장난 라디오처럼 계속 반복하다보니 아 내안에 정말 선한게 없구나 그럼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라는 질문 속에 있다가 그 다음 가사를 찾아보니 "그러나 내 모든 것 주께 드립니다. 사랑으로 안으시고 날 새롭게 하소서." 라더군요. 아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다 드리면 되는구나, 주님께서 품어주시고 새롭게 해주시는구나...

다시 한번 저자의 "내가 걸어온 길이 나를 준비시켰다." 를 인용합니다. 하나하나 불필요함 없이 내가 씨름해왔던 것이 모두 다 또한 좋은 리더십에 이르는 길이라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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